깨침의 소리

정심사 주지
원영 스님


행복의 꽃으로 장엄하자

천지사방에 꽃이 피어 세상을 장엄하고 있습니다. 바람은 나뭇잎에 나부끼고 뻐꾸기 소리는 산에 가득합니다. 부처님 오신 날(5월14일)이 다가옵니다. 김정희 선생이 썼다고 전하는 시구는 이런 시절을 말하는 것 같습니다.

정좌처 다반향초 묘용시 수류화개
靜坐處 茶半香初 妙用時 水流華開

고요한 자리는 반잔 차에 처음 향기이고
현묘한 움직임은 물 흐르고 꽃 피네.

  물 흐르고 꽃피는(수류화개) 것이 이루어지려면, 반잔의 차도 처음 향기(다반향초)가 되어야 합니다. 절반이니 처음이니 하는 분별심이 없어져야 합니다. 고요한 자리가 현묘한 움직임이 되어, 마음에서 움직임과 고요함이 둘이 아니고 한 마음입니다.

마음에서 진여인 공성을 체득하면 밖으로 일어나는 인연은 무수합니다. 텅 빈 충만이라 할 수 있습니다. 나옹스님은 이 몸의 눈・코・귀 등 여섯 문에서 한없는 자금색 광명이 뿜어 나온다고 합니다. 이 광명이 온 세상을 장엄하는 것입니다. ‘물 흐르고 꽃피는’ 이런 것이 지혜 방편이며 자비이고 공감입니다. 자비행이며 보살행입니다. 그것은 남에게 도움이 되는 선행을 하는 것입니다.

먼저 참회해야 합니다. 내가 잘못한 것은 당연히 참회하고, 남의 잘못은 내 잘못에서 비롯함을 알아야 합니다. 좋은 일의 원인은 남에게 돌리고, 잘못된 것의 과보는 자신이 맡아야 합니다. 중생은 좋은 결과만 바라고, 보살은 좋은 원인을 행하는 것입니다.

보시를 해야 합니다. 법보시는 부처님이나 스님네들의 법문을 널리 전하는 것입니다. 포교하는 것을 말합니다. 귀한 것은 함께 나눌수록 좋은 것입니다. 재물보시는 금전적으로 남에게 도움을 주는 것입니다. 또한 남들이 어려울 때 함께 걱정하고 격려해주는 것만으로도 큰 힘이 됩니다. 나의 어려움이 나만의 것이 아니고 많은 사람에 공통적인 것인 줄을 알면 위안이 됩니다.

다음은 좋은 말을 해야 합니다. 진실한 말을 해야 합니다. 욕설, 거짓말, 아첨, 이간질하는 말을 하지 않는 것입니다. 사람을 윤회하게 하는 신구의 삼업에서 마음 속 생각이 밖으로 형태를 가지면 말이나 행동이 됩니다. 말은 습관이 되고, 습관이 운명을 만듭니다. 그러므로 진실한 말은 금생뿐 아니라 내생에 좋은 씨앗이 됩니다.

질서를 지켜야 합니다. 크게 말하면 예의를 지키는 것이고, 작게 말하면 약속을 지키는 것입니다. 운전에서 질서를 규칙을 지켜야 모두가 안전합니다. 규칙이란 서로 약속한 것이니 개개인에게 불편해도 지켜야 합니다. 또한 바꾸어야 할 때는 정해진 절차에 따라야 합니다. 이런 것이 민주주의입니다.

이렇게 하여 나의 지혜로운 자비심이 주변사람들과 잘 어울려지는 것은 부처님이 바라는 것이고, 좋아하는 것이고, 칭찬하는 것입니다. 행복이란 내 마음 편한 것이 아니고, 인연에 맞게 주변사람들과 협동하고 공감하는 데에서 얻어집니다. 이런 것이 수류화개입니다. 행복에 대한 부처님 가르침을 널리 전하며, 세상에 행복의 꽃을 피웁시다.

성철 큰스님 법음


백일법문(발췌)

3. 마음에서 깨쳐야 바로 안다

선종은 문자를 배격하고 교종은 문자를 근본으로 하므로 서로 상반된다고 하는 입장도 있습니다만, 교종도 깨치는 것을 근본으로 합니다.
교종에서는 화엄종이 가장 좋은 가르침인데, 화엄종의 종조인 현수스님은 법계연기법을 근본 가르침으로 삼았습니다.
이 연기법에 대해 이렇게 말했습니다.

이 큰 연기법(화엄연기법)은 본래 구족해 있으나 반드시 마음에서 그것을 증득해야한다. 실제로 마음을 닦아야 정견에 이를 수 있다.
만약 입으로만 말하고 마음에 깨침이 없는 사람은 미친 사람과 같다.

만약 언어와 문자로 해석해서 연기법을 알려 한다면 헛일입니다. 오직 마음에서 깨쳐야만 이 대연기법을 알 수 있습니다.
언어 문자는 안내책자는 될 수 있지만 그것을 가지고 금강산을 알고 서울을 알려고 한다면 영원토록 서울도 못 보고 금강산도 못 보고 평생을 헛일만 한 미친 사람이 됩니다. 불교를 바로 알려면 현수스님 말씀과 같이 반드시 마음에서 깨쳐야 합니다. 깨친다는 데에서 한 발자국이라도 벗어나면 불교가 아닙니다. 선과 교를 말할 것 없이 깨친다는 것이 불교의 근본입니다

신행동행


향기로운 삶

– 현지행 합장

사람이 이 세상에 살다보면 어려운 고비가 있기 마련입니다. 그 때 연광행 보살님께서 불교가 어떤 의미인지도 모르는 저를 사당동 정안정사로 데리고 갔습니다. 법당의 부처님을 처음 뵈었지만 낯설지가 않고 예불을 마쳤을 때는 답답했던 마음이 후련해지면서 환희심과 감동이 벅찼습니다.
존경하는 선지식을 뵙고 참 좋은 도반들을 만나고 원로보살님들의 종교생활도 본받으면서 나날을 보냈습니다. 그러던 중 큰 아들의 중요한 시험이 있었습니다. 주지스님께서 절에서 이틀간 기도하라고 하시기에 혼자서 철야를 하였습니다. 밤이 되니 무척 무섭고 졸리기도 하였지만 무사히 기도를 끝내고 사시예불에 참석하였더니 도림윤 보살님께서 제 기도 얘기를 들으시곤 집에서 한알한알 정성스럽게 골라 오신 부처님께 올릴 공양미를 제게 올리라고 주셨습니다. 그 때의 고마움을 잊을 수가 없습니다. 예불을 마치고 집으로 가던 길에 올림픽대로에서 졸음운전으로 가드레인을 받았습니다. 그런데 웬일인지 차는 흔적 하나 없이 깨끗하였습니다. 부처님의 보살핌과 가피로 아들도 좋은 결과를 얻어 열심히 생활하고 있습니다.
지금은 정심사 합창단에서 창단 멤버로 활동하고 있습니다. 연습시간은 텅 빈 마음, 텅 빈 순수함으로 한 마음이 되어 부처님을 만나는 순간입니다. 사랑스런 송림행 단장님의 카리스마는 작은 체구 임에도 불구하고 상상할 수 없는 힘을 느끼게 합니다. 연습 후 때로는 귀가 길에 차가 막혀 2시간 이상이 걸리기도 하지만 저에겐 그 자체가 기도입니다. 돌이켜보니 제주도 법륭사 개원법회에 초대받아 정심사 합창단과 함께 한 1박은 잊을 수 없는 추억입니다. 그리고 성철큰스님의 기념관 개원법회 때 국악인 김영주님과 무대에 함께 서서 ‘출가송’을 부를 때의 전율과 환희심은 실로 컸습니다.

“마음 안 마음 밖에 / 온통 부처님 오신 세상이니 /
우리 모두 맑은 인연으로 / 환희심과 꽃 등 밝혀 / 참 불국토 이루고 /
그 안에 함께 피고 지는 / 눈부신 연꽃 되리라.”

모든 보시는 다 중요합니다. 부처님을 찬탄하는 음성공양보시를 할 수 있음을 감사드립니다.
그리고 연습이 대가를 만든다고 하던가요? 많은 분들이 음성공양보시의 이 감동을 함께 느껴 봤으면 좋겠습니다.